2023. 4. 4. 23:22ㆍ일상의 생각들
내가 사는 이곳 서울의 뻔한 풍경들 한구석에서 남아있는 낮설은 모습들은 사람들에게 묘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모두 관심이 없었을 뿐, 이들은 생각지도 못 했던 곳에서 아주 오랫동안 이 도시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었다.
성산대교 북단, 불광천과 홍재천이 합류하는 지점이 있다. 이곳에서 홍제천 자전거 길을 쭉 타고 가면 세검정을 지나 구기터널을 통해서 은평 뉴타운까지 갈 수 있다.
이 길을 쭉 따라가면 홍제동을 지나 세검정 길까지 닿을 수 있다.
요즘이야 자전거길따라 도심 쪽으로 꽤 깊이 들어가도 여러 물새들과 엄청나게 큰 물고기들을 볼 수 있다. 익숙한 풍경이지만 사실 서울시내 개천들이 이런 모습을 갖춘 건 생각보다 오래되지 않았다. 내가 고등학교 다니던 떄만 해도 불광천은 가끔 담배피는 불량 청소년들만 내려가던, 콘크리트로 둘러싸여 있는 하수로였다.
홍제천을 따라 그 위로 내부순환로가 지나가고 있는데 누구의 아이디어인지는 몰라도 교각 하나하나에 그림을 걸어 음악과 함께 감상을 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공무원 답지 못한(?) 작은 배려가 이렇게 도심 속에서 익숙하지 못한 풍경을 만들어 내었다.
이 사진만 보면 서울 한복판 수만 대의 차량이 지나가는 길 바로 옆 있는 풍경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 폭포를 보고 있으면 산꼭대기에서 모인 물이 저절로 떨어지는 강원도 계곡 어딘가에 있다는 착각이 든다. 물레 방아, 나룻배 등도 대충 흉내 낸 것 같지 않고 디테일이 아주 훌륭하다. 내가 서대문 구민이라면 세금이 아깝지 않을 것 같다.
폭포가 있는 수변공원의 위치는 서대문구청에서 홍제천 쪽으로 가면 만날 수 있다. 지도에서 서대문 구청 바로 위에 보이는 곳이다.
자전거를 타고 더 상류로 올라가면 잠깐 자전거 길이 끊기는데 홍제천 복개구간에 아주 오래된 유진상가가 있다. 사진 속 건물 1층은 주로 청과물 가게들이 줄지어 있고 오른쪽으로는 식당들이 있는데 장인어른 말씀에 따르면 닭 내장탕이 맛있다고 한다. 나는 닭발이나 모래집을 즐겨 먹지 않기 때문에 가본 적은 없지만 이곳에서는 꽤 유명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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