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 4. 22:55ㆍ에어비엔비 이야기
나는 찜질방 가서 자도 괜찮으니까 너 하고 싶은대로 해
에어비엔비로 첫 수입이 들어왔을때 어머니께서 하신 말씀이다. 내가 처음으로 맞은 손님은 중국에서 온 스님들이었는데 약간 무서운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다. 그때는 첫손님이라 문밖에까지 나가서 기다렸는데, 차에서 소림사에서 방금 하산하신 것 같은 스님들이 내린다고 상상해 보면 내 기분을 조금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일행중 젊으신 여자 보살님께서 방문목적을 귀뜸해 주셨는데 한국사찰에 걸려 있는 종들을 벤치 마킹(?)한 후 본인들이 소속되어 있는 절에 걸 새로운 종을 제작 하시기 위해 오셨다고 하였다. 이 말을 곰곰히 되씹어 보니 이분들이 한국에 있는 절에 어떻게 가실까라는 생각이 드는 찰나 보살님께서 내게 비용은 생각하지 말고 강원도와 충청도에 있는 절들로 갈 수 있는 방법을 문의 하셨다.

잽싸게 어머니가 다니고 계신 테니스클럽 회원들 중, 택시기사분께 전화를 걸어 대기비용을 합산한 대략의 가격을 여쭈어 보니 우리 상식으로는 조금 거부감이 드는 금액이 나왔지만 겉으로 보기에도 상당히 윤택해 보이시는 이 분들은 단 한차례의 네고도 없이 두둑한 지갑을 꺼내시며 대륙의 풍모를 들어 내셨다.
그날부터 체크아웃 전날까지 지방 투어가 이어졌는데 그 기사분께서는 매일 단 한건으로 상당한 수입을 올리셨으며 소개받은게 고마우셨는지 나와 어머니가 바라지도 않던 용돈이 생기게 되었다.
좀 당황스러웠지만 어쨌든 나의 첫 손님들은 해피한 기억을 남기고 가셨고, 내게 부수입을 창출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셨는데 그 일이 있은지 얼마 후 부터는 체크인전 손님에게 보내는 안내문에다가 공항에서 숙소로 오는 택시(그 기사님), 시티투어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브로슈어(아무 호텔 로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를 손님들에게 미리 보내 메시지로 희망하시는 분들의 예약을 잡아주는 일 등을 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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