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 17. 00:37ㆍ일상의 생각들
세상을 살다 만나게 되는 많은 이들 중에는 '저 사람은 절대 누구 밑에서 일 할 수 있는 스타일은 아니겠구나'. 라는 생각을 저절로 가지게 만드는 사람들이 몇명쯤은 있기 마련입니다.
저에게 그런 느낌을 준 사람들 중 가장 가까운 이는 다름아닌 지금의 나의 아내인데요, '누구 밑에서 일을 못한다'는 의미는 뒤집어 말하면 '그 사람 아래에는 누군가가 항상 있어야 된다'는 말입니다. 연애시절 저는 그속에 숨겨진 뜻을 어렴풋이 이해는 하고 있었지만 그것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결혼 후에야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아내는 그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저의 몸 뿐 아니라 생각까지 지배하면서 20년을 보냈지만 회사일과 부업을 병행하면서 큰 스트레스를 받을때 만일 아내가 커버해 주지 않았다면 아마도 지금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 입니다.
예전에 낡은 옥탑방을 리모델링 할때 다른것은 다 할 수 있겠는데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는 부분 때문에 머리를 싸멘적이 있었습니다. 안쪽 벽과 천장이 너무 낡아 보강을 해야 하는데 목재를 쓰면 예산도 문제지만 더 가옥한 옥상환경에서 나무가 오래 버틸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 때 아내가 무심코 샌드위치 판넬을 쓰면 어떠냐고 했고 그 말에 저는 무릎을 딱 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샌드위치 판넬은 바깥 구조물로만 생각했지 안쪽 내장재로 쓸 생각은 한번도 해본적이 없었는데 곰곰히 생각해 보니 옥탑같은 실험적인 공간에서는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았고 집수리 하시는 분도 괜찮을 것 같다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결과는 아주 성공적이었습니다. 가벼운 판넬은 옥상으로 옮기기도 쉬웠고 원래 단열이 잘되는 샌드위치 판넬에 이중창 위치까지 쉽게 잡을 수 있었뿐 아니라 벽체와 지붕을 떠받치는 구조물로도 손색이 없었고 인테리어적으로도 나쁘지 않았습니다.그리고 무엇보다 시공비가 싸게 먹혔죠. 옛말에 아내말을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고 했는데 그 때 제 기분이 그랬습니다.
물론 우리 아내도 매번 옳은 생각만 하는건 아니기 때문에 제가 반론을 내는 과정에서 약간의 부주의가 발견된다면 아직도 가끔은 난감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떤 일이건 간에 함께 일할때는 서로를 배려하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해야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겠지요. 오늘은 특별한 주제없이 한번 써 볼려고 했는데 별생각 없이 쓰려니 뭔가 횡설수설이 된 것 같네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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