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26. 18:27ㆍ에어비엔비 이야기
에어비엔비를 하는 모든 사람들의 최종 목표는 아마도 자신이 가진 목 좋은 건물이나 주택에서 월세부담 없이 꾸준한 수익을 올리는 것일 것이다. 숙박업이 가진 매력은 만일 임대료 부담이 없다고 가정할 때, 다른 비용들이 타 업종에 비해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는 점인데 바로 이것이 많은 기업들이 호텔을 소유하는 이유 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만일 내가 돈을 모아 건물을 소유하게 된다면 과연 무엇을 어느곳에 투자할 것인가? 현업에 오래 종사한 직업병일 수도 있고 속물 같은 얘기지만 나는 가끔 외국인들이 달러(돈)으로 보이는데 날씨 좋은 날 북촌한옥마을에서 창문으로 물밀듯이 올라오는 관광객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돈이 스스로 밀려오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부푼 마음으로 이곳에서 번듯한 한옥을 한 채사서 마당을 거닐고 끊이지 않는 손님들과 소통하면서 고즈넉한 생활을 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락이당 - 성북동 100억짜리 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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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모든 게 완벽해 보이는 이러한 상상 속에는 한 가지 맹점이 있다. 결론만 얘기해서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것과 숙박률은 생각보다 정비례하지 않는다. 언듯 보기에는 유명관광지 주변에서 숙박업을 하면 잘 될 것 같은데 딱히 그렇지 않은 곳도 많다. 여기만 한정해서 그 이유를 생각해 보면 북촌은 도심지 당일 코스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숙박의 필요성까지 느끼지는 못하고 한옥의 아름다움을 경험하려는 사람들도 전망대나 개방형 한옥을 무료로 둘러볼 수 있다.
사실 북촌이 이쁘고 좋은 동네이기는 하지만 객관적으로 숙박업소로의 매력으로 다른 곳을 압도하지는 못한다. 많은 사람들이 보이는 것에 현혹돼서 놓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주변에 더 편하고 깨끗한 현대식 시설들이 넘쳐나는데 불편을 감수하고 한옥에서 숙박을 할만한 수요가 과연 어느 정도 일까를 냉정히 판단해야 한다. 사람이 빠지는 밤시간대에 이 일대를 걷다 보면 이러한 사실을 더 잘 느낄 수가 있다.
락이당 - 우리나라 지자체 유행 중 하나인 '한옥마을' 만들기
잘 만들면 좋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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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는 것만 너무 믿다 보면 핵심을 놓치고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는데 우리는 바로 이 부분을 조심해야 한다. 한옥은 희소성도 있고 마당이 있으며 건축적으로 아름다운 장점이 있지만 이러한 점들 이외의 투자의 개념에서 숙박 외에 접근성, 거주와 관리의 편의성과 같은 다른 건물로의 가치도 잘 따져 보아야 한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이곳의 확장성이 크지 못한 점이 2010년대 후반 부동산 상승장에 올라타지 못한 이유 중에 하나일 것이라 본다. 한 십여 년 전부터 일어난 한옥 붐은 지속성을 담보하지 못한 말 그대로 붐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너무 한정적인 주제로 글을 쓰다 보니 너무 편향적인 시각만 부각이 되었는데 이 글이 투자와 판단에 있어 다양한 관점으로 생각해 보는 참고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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