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 23. 22:16ㆍ에어비엔비 이야기
내 연식정도 되는 분들이면 학창 시절 수학여행 때 묵었던 유스호스텔이나 대학교 MT때 늦게까지 놀던 민박집 이불장에서 눅눅한 이불을 꺼내 잠을 청해 본 기억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그때는 젊어서 그랬는지 언제 세탁했는지 전혀 감이 오지 않는 이불을 덮고 자도 마냥 즐겁기만 했는데 그때 느꼈던 눅눅함만은 잊히지 않는 걸 보면 그 느낌은 아직까지도 몸이 기억하는 게 아닐까 한다.
하지만 요즘은 수학여행도 호텔로 오는 시대이고 위생관념도 많이 변했으니 그 시절의 바람직하지 않은 기억은 그냥 먼 옛날의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어쨌든 내가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맛집을 구분하는 기준이 신선한 식자제라면 숙박업에 있어서 같은 레벨의 기준은 이 침구류의 퀄리티나 청결이 아닐까 생각해서이다.
식당을 하는 사람들이 자주하는 말로 손님들의 입맛은 정확해서 음식이 조금이라도 변하거나 양이 줄면 바로 알아차린다고 하는데, 숙소에 묵든 손님들도 본인이 눕는 자리의 청결도는 거의 본능적으로 알 수 있다. 나의 뇌피셜이지만 이 감각은 아마도 옛날부터 자기 영역에 혹시 타인이 흔적이 있는지를 살피는 데서 나오지 않았을까 한다.
따라서 숙소의 다른 부분이 아무리 깨끗하다고 해도 린넨의 관리나 청결상태가 좋지 못하면 숙소의 낮은 청결도를 손님의 몸에다 각인시키는 것과 같다. 반대로 숙소가 낡거나 각종시설의 연식은 오래되었다 할지라도 침구하나만은 깨끗하다는 인상을 받으면 더 큰 효과로 숙소의 청결함을 어필할 수가 있다.
호텔에 오시는 손님중에 경험이 많거나 까다로운 분들은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침구의 청결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베개커버를 벗겨서 베갯속이 잘 세탁되어 있는지의 여부를 확인한다. 손님의 눈은 속일 수 있어도 그 속에서 올라오는 냄새는 속일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사항을 잘 숙지해서 매일은 아니더라도 주기적으로 베게나 이불을 관리해 주면 좋다. 또 이 이불을 빨래방에서 뜨거운 온도로 너무 빠른 시간 안에 건조시키다 보면 크기가 줄거나 변형이 쉽게 오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건조기를 사용하는 경우라면 시간이 좀 들더라도 천천히 건조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즘은 판매처가 워낙 많아서 어디서나 쉽게 비교해서 선택할 수 있는데 값은 비싼데 숙소에 맞지 않는 침구가 있는 반면 저렴한 가격임에도 가벼워보이지 않는 침구가 있다. 또 게스트하우스라고 해서 너무 뻔한 문양은 피하는 것이 좋고 베드메이킹을 할 때 모양이 잘 나오게 하기 위하여 적당히 무게감 있는 린넨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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