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렛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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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부업을 시작한 이유
보스턴에서 온 한 손님이 나에게 메시지를 보내면서 물었다 '너 이름에 Captain있네? 너도 선장이니? 나도 요트가 있는데, 가면 너 배 좀 구경할 수 있니?' 육지에서 난 나는 배멀미를 하는지 안하는지도 모르는 사람이고, 배를 갖는다는 것은 미국이나 가능한 일이지 평범한 서울시민에게 그런게 있을리 만무했다. 있으면 내가 이러고 있겠는가? 메시지로 그 손님에게 다시 설명해 주었다. '아, 여기서 Captain이란 말은 호텔 관리자를 부르는 말이야' 그 당시 나의 직장은 서울의 한 특급 호텔이었다. 나는 이 호칭을 좋아했다. 물론 선장이란 그냥 말 일 뿐, 아무 힘없는 일개 대리에 불과했지만 호텔에서 손님들과 겪는 여러 트러블을 해결할 때마다 마치 큰 파도를 넘긴 것 같은 안도감과 그 후에 느..
2023.04.06 -
에어비엔비 10년차 호스트 이야기 (6. 좌절)
학창 시절 오락실 게임기에 백 원 동전을 넣을 때마다 마음속 다짐으로, '이번엔 꼭 한 마리도 안 죽고 (여기서 마리는 한판에 보통 3번 주어지는 기회라 보면 된다). 목표한 지점까지 가야지'라는 생각이었는데, 뜻하지 않게 초반에 일찍 죽어버리면 아직 두 마리가 남았음에도 온몸에 맥이 확 풀리면서 결국 중간도 못 갔던 기억이 난다. 반대로 아직 시작도 못했는데 초반부터 성적이 좋지 않으면, 나의 내면에서부터 약간의 포기 상태가 되지만 이상하게도 이때부터 서서히 몸에 경직이 풀리고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갑자기 미친 퍼포먼스를 발휘해 생각지도 못한 신기록을 경신해 본 경험이 다들 한 번쯤 있지 않을까 한다. (없다고)? 내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간단히 말해 어떤 일이든 처음부터 힘을 너무 많이 쓰다 보면..
2023.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