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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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엔비 10년차 호스트 이야기 (6. 좌절)
학창 시절 오락실 게임기에 백 원 동전을 넣을 때마다 마음속 다짐으로, '이번엔 꼭 한 마리도 안 죽고 (여기서 마리는 한판에 보통 3번 주어지는 기회라 보면 된다). 목표한 지점까지 가야지'라는 생각이었는데, 뜻하지 않게 초반에 일찍 죽어버리면 아직 두 마리가 남았음에도 온몸에 맥이 확 풀리면서 결국 중간도 못 갔던 기억이 난다. 반대로 아직 시작도 못했는데 초반부터 성적이 좋지 않으면, 나의 내면에서부터 약간의 포기 상태가 되지만 이상하게도 이때부터 서서히 몸에 경직이 풀리고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갑자기 미친 퍼포먼스를 발휘해 생각지도 못한 신기록을 경신해 본 경험이 다들 한 번쯤 있지 않을까 한다. (없다고)? 내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간단히 말해 어떤 일이든 처음부터 힘을 너무 많이 쓰다 보면..
2023.04.04 -
에어비엔비 호스트이야기 (5. 첫손님)
나는 찜질방 가서 자도 괜찮으니까 너 하고 싶은대로 해 에어비엔비로 첫 수입이 들어왔을때 어머니께서 하신 말씀이다. 내가 처음으로 맞은 손님은 중국에서 온 스님들이었는데 약간 무서운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다. 그때는 첫손님이라 문밖에까지 나가서 기다렸는데, 차에서 소림사에서 방금 하산하신 것 같은 스님들이 내린다고 상상해 보면 내 기분을 조금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일행중 젊으신 여자 보살님께서 방문목적을 귀뜸해 주셨는데 한국사찰에 걸려 있는 종들을 벤치 마킹(?)한 후 본인들이 소속되어 있는 절에 걸 새로운 종을 제작 하시기 위해 오셨다고 하였다. 이 말을 곰곰히 되씹어 보니 이분들이 한국에 있는 절에 어떻게 가실까라는 생각이 드는 찰나 보살님께서 내게 비용은 생각하지 말고 강원도와 충청도에..
2023.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