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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엔비 호스트이야기 (5. 첫손님)
나는 찜질방 가서 자도 괜찮으니까 너 하고 싶은대로 해 에어비엔비로 첫 수입이 들어왔을때 어머니께서 하신 말씀이다. 내가 처음으로 맞은 손님은 중국에서 온 스님들이었는데 약간 무서운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다. 그때는 첫손님이라 문밖에까지 나가서 기다렸는데, 차에서 소림사에서 방금 하산하신 것 같은 스님들이 내린다고 상상해 보면 내 기분을 조금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일행중 젊으신 여자 보살님께서 방문목적을 귀뜸해 주셨는데 한국사찰에 걸려 있는 종들을 벤치 마킹(?)한 후 본인들이 소속되어 있는 절에 걸 새로운 종을 제작 하시기 위해 오셨다고 하였다. 이 말을 곰곰히 되씹어 보니 이분들이 한국에 있는 절에 어떻게 가실까라는 생각이 드는 찰나 보살님께서 내게 비용은 생각하지 말고 강원도와 충청도에..
2023.04.04 -
에어비엔비 10년차 호스트 이야기 (4. 마음가짐)
지식은 너와 나를 잇는 아주 가느다란 선에 불과하다. (부처님) 어떤 일이든 우리가 외부에서 습득한 지식만으로 어떤 계획을 세우거나 문제를 해결하려다 보면 시작부터 먼가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따라서 내가 당장 무엇을 시작하려고 한다면 이 지식들이 내몸 안에 아주 작은 형태로 녹아있는 경험이라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데 실제로 경험해 본 사람들에게 답을 얻는다는 것이 생각처럼 시원시원하지 않다. 예를들어 누군가에게 서울대 들어가는 방법을 물어본다면 어떤 답을 얻을 수 있을까? 요즘 핫하다는 쳇 GPT에게 물어보면 만족스러운 답을 얻을 수 있을까? 내가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시작하기에 앞서 검색만 하다가 좌절해서 끝내는 경우를 아주 많이 봐 왔기 때문이고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하찮고 당..
2023.03.28 -
에어비엔비 10년차 호스트 이야기 (3. 사진찍기)
어떤 일을 처음 시작할 때는 항상 장애물이 먼저 보이기 마련이고 지나면 별거 아닌데도 불구하고 그것 때문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에게 있어서 사진 찍기가 그랬던 것 같은데 난 그방면에서 알아주는 X 손이었고 여기저기서 사진 잘 찍는 법을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ISO니 노이즈니 감도가 어떻고 노출이 어떻고 이런 얘기들뿐이어서 슬슬 맨붕이 밀려오게 되었다. 어쨌든 하사받은 25만 원과 그간의 노동력을 헛되이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고퀄의 사진을 얻기 위해 입문용 DSLR 카메라로 오토 모드를 포기하고 수동으로 실내 사진을 찍어 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실내 사진들을 찍으면서 몇 가지 깨닫게 된 사실을 적어보면 첫째, 전문가가 아니면 낮 시간에 햇빛 받은 실내를 찍는 것보다 밤에 천장 등을 이..
2023.03.27 -
에어비엔비 10년차 호스트 이야기 (2. 실행)
(1편에서 계속) 무릇 사람이 뜻을 세운 이후에는 그 뜻을 바로 실행 해 봐야 비로서 x인지 된장인지 알게 되는 것이다. 당시 신사업에 거부감이 없었던 어머니께서 쿨하게 동의하시며 하사하신 25만원을 가지고 근처에 있는 이마트로 달려갔다. 그리고 좀 더 감성있는 사진들을 찍기위해 디스펜서, 옷걸이, 비누각 그리고 베란다를 꾸밀 원예세트 등 을 구매하였다. 그리고 숙소 사진을 찍기 위해 통과하는 마지막 관문으로, 혼자서 불필요한 가구를 모두 정리 해야 했다. 여기서 한번의 위기가 찾아옴. 짐들을 정리해서 현관밖으로 빼 보니 그동안 쌓아온 짐들이 한 트럭은 나온 듯 했다. 가족 사진, 액자, 앨범, 종교 관련물품(십자가 등), 의류, 카세트테이프, 레코드, 교과서, 책 등이 쏟아져 나왔는데 이 많은 짐들..
2023.03.27 -
에어비엔비 10년차 호스트이야기 (Intro)
2013년에 처음 에어비엔비를 접하고 호스트가 된 지 어느덧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야간근무를 하면서 한가한 시간이 되면 웹사이트를 끄적이다 처음 에어비엔비를 알게 된 그 때, 나는 마침 부부싸움을 하고 쫒겨나 어머니 혼자 사시는 집에 잠시 머물고 있었다. 그 곳은 15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일산에 큰 집을 정리하고 학교 직장과의 거리를 고려하여 이사온 한강변의 방 3개 짜리 아파트였다 (그쪽으로는 운이 좋았음). 어떤이가 전망 기막힌 한강변에 살면서 그 풍경을 홀로 누리는 것이 모든이에게 빚이라 하여 낸 카페의 이름이 I Owe You 라고 했던가? 이 집의 남은 방들을 활용하여 오늘도 큰방에서 홀로 잠드신 어머니께 약간의 용돈(자연스레 내 용돈도) 을 벌어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번개 같이 들었..
2023.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