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18. 23:53ㆍ일상의 생각들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팬데믹 시기에 집에서 격리되어 지낸 날들이 많았는데 마침 여유자금도 있고 주변 분위기도 지금과는 사뭇 다르게 투자열풍이 일던 시기여서 이곳저곳 투자에 열을 올리던 기억이 난다.
투자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인 만큼 돌이켜 보면 말도 안되는 사기성 짙은 투자들이나 언론의 펌프질로 마치 당장이라고 세상을 바꿀 듯이 떠올랐다가 차갑게 식어버린 테마들도 난무했던 것 같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메타버스였는데, 나도 그 열풍에 편승해 투자했던 곳이 사람들이 가상부동산투자라고 부르는 Earth2이다.
사실 제목에도 가상 부동산이라고 썼는데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단어가 메타버스의 아주 일부분이기 때문에 그리 내키지는 않지만 많이 쓰이므로 여기에서는 이 명칭을 쓰는게 나을 듯하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메타버스란 가상현실 기술을 이용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디지털 공간으로 사용자들은 가상 도시에서 소셜 미디어, 게임, 비즈니스 등을 체험하며 상호작용하고 창작 등을 할 수 있다. Earth2로 예를 들면 가상공간에 만들어진 타일형태의 땅을 매매해서 차익을 얻거나 소유할 수도 있고 그 공간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건축물을 짓거나 아바타 의상 같은 상품을 판매하고 광고판 등을 설치해서 투자이익을 얻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어찌되었건 당시에는 꽤 설득력 있게 다가왔고 비트코인의 전례가 있었기 때문에 나 또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아주 소소하게 투자를 해 놓았다. 그럼 2년이 지난 지금은 어떻게 되었을까? 결론만 말하면 땅만 사놓고 다시 방문하는 날이 거의 없이 소위 잠수를 타게 되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그 사이트에 머물러 있는 유인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Earth2는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여러단계를 정해놓았는데 아직 3D세계로 들어가지 못했을 뿐 아니라 2D화면에서도 타일의 시세를 알아보거나 사고팔기 잡다한 아이템을 모으는 정도이기 때문에 궃이 사이트에 머물러 있을 필요도 없고 재미도 없었다. 그러다가 며칠전에 매매가 제대로 될지 알 수 없는 무의미한 타일들만 보다가 문득 옆에 표시된 땅소유자들이 채굴할 수 있는 쥬얼이라는 것을 팔아 보았는데 아주 소액이지만 수익이 나는 것을 보고 조금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미약하지만 그 안에서 경제 활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이 프로젝트가 성공만 하면 투자자에게 큰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나의 설렘에 더욱 펌프질을 만든 것은 바로 애플의 비전프로 출시였는데 이 AR기기의 출시가 메타버스시대를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 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생각해 보면 머지 않은 미래에 너무 자명해 보이는 것들이 있는데 점점 작아질 비전프로의 사이즈도 그중 하나이다. 또 이전의 모든 애플이 그래 왔듯이 큰 이슈몰이와 함께 완판행진을 이어갈 것이고 그 뒤를 삼성과 다른 중국기업들이 따라올 것이다. 그렇게 되면 새로운 하드웨어를 받쳐줄 수 있는 거대한 플랫폼이 필연적인데 이때 많은 유저를 이미 보유하고 있는 곳이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Earth2가 메타(페이스북), 로블럭스, 센드박스와 같은 여러 경쟁자들을 뛰어 넘어 메타버스의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메김하는 데는 많은 장벽이 도사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문제는 이 프로젝트의 스케일이 지나치게 크다는 점이다. 지나치게 큰 사이즈와 세계관은 자칫하면 빠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힘든 단점이 있다. 하지만 여러 프로젝트 중에서는 가능성을 높게 봐도 될 듯하다. 또 실패하더라도 세상의 변화를 볼 수 있는 인사이트를 얻었고 투자를 안 하고 성공을 바라보는 배아파리즘도 극복할 수도 있기 때문에 설령 투자에 실패하더라도 크게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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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퍼럴코드 :
LWVD50HXB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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